Woo Young Choi Solo Exhibition
창문은 열리고, 밤은 깊었지만
‘창문은 열리고, 밤은 깊었지만’
창문이 열려서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밤이 깊어 어두워지고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
진짜 얼굴은 드러내지 않고, 익명 뒤에 숨는다.
-최우영
디 언타이틀드 보이드에서는 오는 8월 23일부터 9월 28일까지 최우영의 개인전 《창문은 열리고, 밤은 깊었지만》을 개최한다. 동시대의 인간을 파고드는, 말로 단정 지을 수 없는 감정의 분위기를 담아내는 얼굴 없는 얼굴의 인물은 최우영 작품의 서사와도 같다. 해석의 여지가 되는 표정 매개가 상실된 주(主)가 없는 탈의 얼굴, 그 속에 담긴 감정은 알리가 만무하기에 마치 짙은 밤에 마주한 얼굴과도 같다. 인물의 몸짓은 얼굴의 상과 더불어 개인성을 엄폐하고 피상적이며, 같은 공간에서 서로를 도외시하지만 영 닮아 있다.
작가의 사적 내면과 관계의 경험에서 향발 된 독창적인 인물은 나아가 동시대인의 관념적인 고독을 담아내면서 하나의 인물은 둘이 되고 그 이상이 되어 군중을 이룬다. 각개의 척도를 묻고 타인과 상동해야 한다는 강박을 안은 채 관계를 맺는데, 함께 여서 안도하면서도 그 이면에는 익명에서 오는 단절과 소외로 인한 불안한 이중적인 공기가 감돈다. 한정적인 구도 안에 고립된 인물과 소품이 놓인다. 배경 없이 드러나는 물질적 대상은 대화를 이어 나가게 하는 커피, 서로를 변별하게 하는 희미한 양초의 빛, 다양성을 감추고 서로 맹목적으로 모방하는 것의 비슷한 모습과 색을 가진 의상 등 관계를 대변하는 함의를 지니고 있다.
적막은 물리적으로 혼자일 때만 현존하지 않으며 현 사회의 틀안에서 닮아갈수록, 함께 할수록 모순적으로 다가오곤 한다. 본 전시를 통해 작가가 지휘한 단일하고 독립적인 통일적 존재와 분위기를 담은 작업을 바라보며 보는 이의 내면세계 어느 한곳에 맞닿아 생겨나는 비등한 감정의 동조를 느껴 보길 바란다.
전시 : 2024.08.23 - 2024.09.28
장소 : The Untitled Void
시간 : 10:00am - 06:00pm
휴관 : 매주 일, 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