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sembaram Group Exhibition
꽃샘바람
디 언타이틀드 보이드는 각자의 연작들을 부단히 끌어가고 있는 정직성, 피정원 :《꽃샘바람》을 오는 3월 23일부터 5월 1일까지 디 언타이틀드 보이드와 디 언타이틀드 카페에 걸쳐 개최한다. 본 전시는 정직성의 <현대 자개 회화>, <겨울꽃> 연작과 피정원의 <Future>, <Crystal>, <Past> 연작을 중심으로 40여 점이 전경을 가득 채운다.
《꽃샘바람》 은 이른 봄 아직은 겨울의 끄트머리를 붙잡는 꽃샘추위의 계절 속에서 부는 바람과 같이, 두 작가의 작품은 차가움과 온화함이 공존하는 적절한 심상을 내놓는다. 옻칠을 여러 번 덧바른 정직성의 검정과 동양의 먹과 서양의 블랙 젯소의 혼합이 만들어 낸 피정원의 검정은 들여다볼수록 묵직하면서도 동시에 정결한 이중성을 가진다. 두 작가의 작품의 기조가 되는 다른 듯 비슷한 듯한 검정 바탕 위에 오로라와 금빛으로 드러나는 구상과 추상의 이미지들의 형형함으로 인해, 디 언타이틀드 보이드 전시장에서 원경으로 펼쳐진 작품들은 깊은 밤의 빛과 같은 느낌을 연상케 한다.
2019년부터 시작한 정직성(b.1976-)의 <현대 자개 회화> 연작은 그간 평면 회화에서 보았던 그의 리드미컬한 붓질이 마치 옮겨간 듯 보인다. 난만하면서 섬세한 자개 이미지는 자연물의 움직임, 유려한 바람의 결을 넘어 그 이상의 추상성이 돋보이며 다각도로 빛을 발산한다. 평면 회화에서 자리 잡은 그가 자개와 옻의 소재를 궁구하고 회화 영역에 융합시키는 공력의 시간을 들인다. 회화와 공예 분야를 넘나드는 중간적 위치에서 시도를 이어가는 그의 작품은 유기적으로 진화하기에 자개 회화의 예술성은 극대화된다.
피정원(b.1993-)의 대표 연작 중 하나인 <Future>는 검은 단색 조 캔버스 위에 금 또는 금색 물감을 칠한 도상이 표면을 구성하는 게 특질이며 ‘긍정적 바람(hope)’을 내포한다. 무심히 바라본 첫인상은 금색의 덩어리지만 다가가 보았을 때, 저마다 개성을 지닌 도형 안에는 균열, 흐름, 마티에르, 레이어가 드러나는데 이는 작가의 각근한 연구와 계산하에 완전함을 띤다. 그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강인했던 존재나 관계가 가까이 들여다본다면 그렇지 못하다.” 는 관계성에 대하여, 그리고 이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 대한 철학적 관념이라 이야기한다.
더 나아가 정직성의 <겨울꽃> 연작 중 푸른 색의 붓질이 돋보이는 회화 작품과 은빛과 산화된 동의 표면을 닮아있는 피정원의 <Crystal>, <Past> 연작 등의 하모니로 전시는 이어진다. 두 작가의 완전한 작품은 극도의 제한적인 색과 추상성으로, 바라보는 이들에게 생각의 여지를 던져준다. 관객은 각자 자신의 경험과 기억에 따라 혹은 그 이상을 작품을 통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 보길 바란다.
전시 : 2022.03.23 - 2022.05.01
장소 : The Untitled Void / The Untitled Cafe
시간 : 10:00am - 06:00pm / 11:00am - 08:00pm
휴관 : 매주 월요일 / Open everyday